한 근은 왜 600g과 375g 두 가지일까
정육점의 한 근은 600g, 과일 한 근은 375g. 같은 이름에 무게가 다른 이유를 냥·돈·관과의 관계로 설명하고, 2007년 법정 계량단위 시행 이후 달라진 점을 정리했습니다.
정육점에서 '돼지고기 한 근'을 사면 600g을 받습니다. 그런데 어르신들이 '딸기 한 근'이나 '고추 한 근'을 말할 때는 그보다 훨씬 가벼운 양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같은 '근'인데 왜 무게가 다를까요.
무게 단위의 기본 관계
| 단위 | 관계 | 무게 |
|---|---|---|
| 돈(錢) | 기본 단위 | 3.75g |
| 냥(兩) | 10돈 | 37.5g |
| 근(斤) | 16냥 | 600g |
| 관(貫) | 1000돈 = 100냥 | 3.75kg |
근대 이후 기준에서 1돈은 3.75g입니다. 여기서 10배씩 올라가면 냥(37.5g)과 관의 10분의 1인 100돈(375g)이 나옵니다. 그런데 근은 전통적으로 16냥이었기 때문에 600g이 됩니다. '반 근'이 300g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.
375g 한 근의 정체
채소와 과일, 일부 약재를 거래할 때는 관습적으로 1관의 10분의 1(=10냥=375g)을 한 근으로 쳐 왔습니다. 계산이 십진법으로 딱 떨어져 편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일반적입니다. 그 결과 고기와 곡물 쪽의 600g 근, 채소·과일 쪽의 375g 근이 함께 쓰이게 되었습니다. 지역이나 품목에 따라서는 400g 등 또 다른 관행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어, 옛 기록의 '근'은 품목을 보고 해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2007년 이후: 그램이 원칙
같은 단위가 다른 무게를 뜻하면 소비자가 손해를 보기 쉽습니다. 그래서 정부는 2007년 7월부터 상거래와 광고에서 근·돈·평 같은 비법정 단위를 쓰지 않고 g, kg, ㎡ 같은 법정 계량단위를 쓰도록 했습니다. 오늘날 정육점 가격표가 '100g당 ○원'으로 표시되는 것도 이 제도 때문입니다. 대화에서는 여전히 '한 근'이라는 말이 쓰이지만, 실제 저울은 그램으로 잽니다.
금은 왜 아직 '돈'을 쓸까
귀금속 시장에서는 오랜 관행 때문에 지금도 '한 돈(3.75g)'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입니다. 다만 거래 문서와 가격 표시는 그램을 함께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. 돌반지 한 돈, 금 열 돈(=1냥, 37.5g)처럼 생활 속에서는 돈과 냥이 금 무게를 말하는 단위로 남아 있습니다.
약재의 냥과 돈
한약 처방에도 '○돈', '○냥' 같은 단위가 등장합니다. 옛 처방서의 냥과 돈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실제 무게가 달랐으므로, 옛 처방을 오늘날 그램으로 옮기는 일은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합니다. 건강과 관련된 용량은 반드시 한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세요.